지난봄에 내마음은 찰랑찰랑했고, 여름에는 녹신녹신했다.
가을을 통과하여 그마음은 말랑말랑해졌다.
마음이 추워지고 눈물이 추워졌다. 그래서 마음은 굳어져 갔다.
나는 어제보다 조금 덜 말랑말랑하고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을 가만히 만져본다.
어쩌면 다행인거라고 생각한다.
그러나 그것이 나의 착각이라면?
마음은 단단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얼어붙어 가고 있는거라면?
그리하여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누군가 가볍게 툭 하고 건드리는 것 만으로도
치명적인 금이 생겨버린다면? 그 속에 들어있던 채 익지 않은 마음들이
갑자기 무너지고 터지고 솟아 오른다면?
그런일이 없기를.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단단해 지기를. 부디.